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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과학

[신학과 과학의 만남] 성서에 나타난 표현들
기사입력 2005.04.29 오후 3:28

성서가 위대한 것은 무오성 때문이다. 성서 기자의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표현해내기 어려운 영역을 과학적 표현을 빌려 기술한 것은 성서의 무오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성서에 등장하는 과학적 표현들을 분석하면 현대과학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리학 천문학 지질학 수리학 기상학 생물학 의학과 보건학 등 그야말로 자연과학의 총서처럼 느껴진다. 무려 70여곳에서 이런 학문을 뒷받침하는 표현들이 나타나 있다.

“바람의 경중을 정하시며 물을 되어 그 분량을 정하시며”(욥 28:25)

쉬운 성경의 표현을 빌리면 뜻이 좀더 선명해진다. “하나님은 바람의 무게도 재시고 물도 측량하신다네”

대기의 무게는 1643년 이탈리아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토리첼리(Torricelli·1608∼47)에 의해 처음으로 측정됐다. 욥기가 쓰여진 연대는 모세나 솔로몬 시대로 추정되기 때문에 바람 즉,대기의 무게 측정은 과학적 발견보다 성서의 기록이 무려 3500여년이나 앞섰다. 또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질 가운데 온도와 압력에 따라 고체 액체 기체로의 변화가 자유로운 것은 오직 물뿐이다. 이런 물의 변형에 대한 기록이 성서에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물을 돌처럼 단단하게 얼리고 물의 표면을 꽁꽁 얼게 하는 이가 누구인지 아느냐”(욥 38:30·쉬운 성경)

“하나님이 부시는 기운에 얼음이 얼고 물의 넓이가 줄어지느니라”(욥 37:10) “그가 물을 가늘게 이끌어 올리신 즉 그것이 안개되어 비를 이루고….”(욥 36:27∼28)

온도와 압력에 따라 물은 삼태(고체 액체 기체)로 변하는 것을 발견한 학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Thales?BC 640∼546)다. 욥기가 BC 1400년께 쓰여졌음을 감안할 때 물의 삼태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탈레스의 설명보다 1000년 정도 앞섰다고 봐야 한다.

공중에 떠 있는 지구에 대한 표현 역시 과학자들을 감탄시키기에 충분하다.

“…땅을 공간에 다시며”(욥 26:7) “He suspends the earth over nothing”(NIV)

2세기초 그리스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Ptolemmaeos)가 집필한,천동설적 우주론인 ‘천문학 대집성’(알마게스트·Almagest)은 르네상스시대까지 서양의 우주관을 지배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구는 견고한 지지대(rigid support system)에 의해 떠받혀져 있다고 생각해왔다. 이 이론이 공식적으로 깨진 것은 1543년 코페르니쿠스가 임종 당시 그의 친구인 신학자 오시안더에 의해 주저(主著)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라는 저서를 발표하면서부터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적 우주관은 지금의 우주관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케플러의 제3법칙(각 행성은 태양을 초점으로 하는 타원궤도로 움직인다 등),뉴턴의 역학에 결정적 영향을 줬으며 또한 두 법칙의 등장으로 근대과학의 기초가 놓이게 됐다. 그리고 처음으로 공전의 증거가 발견된 것은 1727년에 이르러서였다.

성서 기자인 욥은 분명히 과학자도,특히 천체물리학자는 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우주비행사가 지구가 떠 있는 장면을 찍은 것과 유사한 감각으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설명하고 있다.

전파 통신에 대한 기술 역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네가 번개를 보내어 가게 하되 그것으로 네게 우리가 여기 있나이다 하게 하겠느냐”(욥 38:35)

벤저민 프랭클린은 최초로 연을 이용해 번개의 비밀을 알아냈고 1837년 모스(Morse)가 전신기를 발명하고 전신부호를 고안해냈다. 전기통신에 있어서 전류의 장?단?강?약의 조합으로 문자를 전송하는 전신부호를 고안해낸 모스는 처음으로 전신기를 시험하기 위해 워싱턴에 있는 제자 벨(Bell)에게 요한복음 3장 16절을 전파로 보냈다.

이 뿐만 아니라 “하늘이 연기같이 사라지고 땅이 옷같이 헤어지며…”(사 51:6·열역학 제2법칙) “광명이 어느 길로 말미암아 뻗치며”(What is the way to the place where the light distributed·RSV·욥 38:24·빛의 스펙트럼) 등 성서의 표현에 빠져들다보면 불현듯 ‘과학과 종교’(돌베개 간)를 저술한 김용준 학술협의회 이사장의 말이 귓전을 때린다. “과학 없는 종교는 미신에 불과하고,종교 없는 과학은 흉기에 가깝다.”<◇도움말 주신 분 △한국창조과학회 △권진혁 교수(영남대 물리학과) △심영기 교수(인제대 나노공학부)>

남병곤기자 nambg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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