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산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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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창의재단



어릴 적 우린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 한라산과 한반도에서 제일 높은 산, 백두산을 배웠다. 그리고 이름도 어려운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 에베레스트 산도 배웠다. 우리가 이 산들의 이름을 주입식으로 알아야 했던 이유는 이 산들이 각 영역에서 최고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산을 외울 수 없기에 최고의 산을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에베레스트 산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이 아니란다. 이제 외워야 할 이름이 하나 더 늘었다. 그래도 이번엔 친절한 설명과 함께다.

에베레스트 산은 지구에서 가장 높다?
이것은 ‘가장 높다’는 말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해수면에서 가장 높다’는 의미인가, 아니면 ‘지구 중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의미인가?

17~18세기에는 에콰도르의 꼭대기에 만년설이 덮인 사화산 침보라소산이 해발고도(해수면을 기준으로 잰 높이) 6,310m로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알려졌다. 여기서 해수면이라는 것은 바닷물의 표면을 가리키며, 각 나라마다 높이의 기준이 되는 수준점을 정해놓고 있다.

그런데 1802년 영국이 히말라야를 포함한 인도 대륙 전체의 지도를 만들기 위해 대삼각 측량사업을 시작하면서(이때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음), 해발고도 8,840m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알아냈고, ‘피크 15’라는 번호로만 알려졌던 이 봉우리에 측량국장을 지냈던 조지 에베레스트의 이름을 붙였다.

사실 이 봉우리에는 이미 티베트와 네팔 현지인들이 붙여 놓은 이름이 있었지만, 그들은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티베트인들은 이 봉우리를 ‘초모룽마’ 또는 ‘땅의 어머니 여신’이라고 불렀고, 네팔인들은 ‘사가르마타’라고 불렀다. 사실 에베레스트 본인도 현지의 이름으로 불려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다지 강력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후 에베레스트산의 높이는 1975년에 해발고도 8,848m로 조정되어 공식 인정되었다.

에베레스트 산은 지구에서 가장 높지 않다?
그런데 에베레스트 산이 지구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 아니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앞서도 언급했던 것 같이 기준을 다르게 보면 그렇다. 적도를 지나는 지구의 지름은 남극점과 북극점을 통과하는 지름보다 약 21km 길다.

여기서 다시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여겨졌던 침보라소 산을 살펴보자. 침보라소 산은 적도에서 약 1.5도 남쪽에 위치한다. 반면, 에베레스트 산은 북위 28도에 자리한다. 따라서 침보라소산의 봉우리는 에베레스트 산의 봉우리보다 해수면을 기준으로는 낮지만, 지구 중심부터 계산하면 더 높다. 여담으로, 이러한 사실이 좀 더 널리 알려졌다면 침보라소 산을 최초로 정복한 에드워트 휨퍼가 에베레스트 산을 최초로 정복한 에드먼드 힐러리보다 훨씬 더 큰 환호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에베레스트 산은 매년 약 5~10mm씩 상승하고 있다. 인도대륙이 아시아대륙과 충돌하면서 더 높이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에베레스트 산이 모든 기준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 되려면, 약 50만 년만 더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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